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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피서지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퍼스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475회 작성일 25-07-28 19:34

본문

망가진 잠을 쉽게 이을 수 없는 물집 잡힌 여름밤의 연속이다

 

숨 막히는 한낮의 열기에

소 발자국을 닮은 호박잎의 그림자가 수척하게 오그라들고

구름도 더워서 자세를 바꾸며 뒤척인다

여름밤 꿈을 주저앉힌 잔상들이

자꾸만 뒷걸음치며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작년에 몸속 깊숙이 담아왔던 파도 소리가 모두 빠져나가기 전에

물고기와 눈을 맞추기 위한 비상구를 찾고 싶었다

스스로 제 몸을 편태하여 검푸르게 멍든 파도를 바른 뼈들,

욕망을 흘려보낸 물의 계단을 오르고 싶었다

 

꽃을 피웠던 죽은 나무의 이력을 나열한 밤,

부서진 꿈을 매설했던 하얀 어둠이 밀려났다

 

별의 해안을 적시는 물소리가 꼬리를 무는 계곡의 펜션에서 가족과 머무는 동안

나는 허기에 머문 사막의 은수자처럼 거룩한 영혼이 되기로 했다

 

펜션을 안내해 준 여주인의 목소리가 파스텔톤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와 굳은살 박인 계곡 물소리가 섞여

내 마음에 작은 도랑을 내었다

속삭이듯 차분하게 가슴을 가로지른 그녀의 목소리에서

글 냄새가 짙게 났다

거실 한쪽 벽면을 메운 서적과

그녀가 발라낸 아픈 언어들, 실내 곳곳에 전시해 놓은 다양한 조형 작품 속에서

그녀의 서정적인 이력을 들춰볼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동안 사막의 은수자가 되기보다는 그녀의 정물이 되고 싶었던 나,

그녀의 등을 빠져나간 달력에는 지지 않는 달이 떠 있었다.

댓글목록

onexer님의 댓글

profile_image onex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옥구슬로 엮은 영롱한 언어의 향연입니다. 호박잎이 더위에 오그라들어 소발자국처럼
그림자를 던지고.. 블랙홀 스톰 흡인력으로 빨아들이는 사실적 묘사...와우~

꿏을 피웠던 죽은 나무의 이력을 나열한 밤, 부서진 꿈을 매설했던 하얀 어둠이 밀려났다.
누군가를 붙잡지도 잊지도 못한 채...온몸 감각으로 고백하는....무방비의 내면.

저는 여기서 레오나르도다빈치가 6년 동안 모나리자를 그리며, 보며 가졌을
형이상학적 감정과 거실 벽면을 메운 서적, 조형작품 속 서정적 이력속에...
그녀가 지닌 무한한 향기는 은수자(은거자)의 이루지 못한 애닮은...첫사랑 이었다. 라고

사주팔자 판을 깔고 추정합니다....사연깊은...  그녀의 정물화에 수퍼스톰님은 삼원색과 흰 빛 한줄기
내려 쪼이는 창가에  숨죽이고 그려지고  있을 것입니다.  와우!! 수퍼스톰 시인님~~ 감사합니다.

힐링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여름의 풍경을 촘촘하게 조각해내는 것에서
우리 삶의 내부를 섬세하게 펼쳐 놓고 있어
여름이 주는 이 낭민의 풍미를 마음껏 마시게 합니다.
한 여름 일상에서 벗어난 펜션에서
이 미적인 전환을 통해서 이제까지 까맣게 잊고 온
시간을 환원해주는 여주인의 목소리가 파스텔톰이라는
언급에서
이미 어려 입장에서 접근해갈 수 있을 텐데
시인님의 내면을 보다 구체적으로 투사 한다는 점입니다.
가정이라는 직장이라는 룰에 갇혀
멀리 두고 온 일상들에서 달피를 통해  던져주는 이 메시지는
잠재된 새로운 세계로의 시도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시인님이 누리는 향유는 예술이지만
그 분이 던지는 메시지는 더 강렬하고 일상에서 뛰어 넘어
더 큰 세계로 이동을 통해 메타포라는 시간의 여유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서지에서 느껴지는 이 새로운 세계를 통해서
시인님이 의식하고 이상의 세계를 획득하면서
무더위 와 피서라는 이중 알고리즘이 던지는 속에서
시인님의  자화상을 너무 깊이 잘 드러나 저  또한 입도했습니다.

오랜 시간의 탁공의 마력이 이런 것인가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합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 연이 인상 깊게 다가오네요.
펜션의 여주인 목소리 어디에서 들어본 듯 다가옵니다.
마지막 연이 하고 싶었던 얘기로 들려옵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숲 속 피서지가 아닌
어린 왕자의 별에서 달궈진 지구별을 보며
은하의 해변을 지나
가시 돋친 장미를 향해  띄우는 편지........
저도 저 달의 뒷면으로 답장을 보냅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onexer 시인님,
힐링시인님,
이장희 시인님,
꽁트 시인님
부족한 글에 늘 좋은 말씀으로 함께 해 주시는 마음 감사히 모십니다.
제 글보다 시인님들께서 주신 글이 더 빛이 납니다.
한 분 한 분 답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써 놓고 보면 늘 어딘가 부족하고 어색합니다.
날씨가 무척 더운데 다녀가심 감사드립니다. 고나plm시인님.
무더운 날씨 건강 챙기시며 좋은 시 많이 빚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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