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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를 올리는 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03회 작성일 25-08-02 12:44

본문

     - 지퍼를 올리는 일 -

 

바지지퍼를 올리면 아침이 눈을 뜬다

얼마나 많이 지퍼를 올리고 내렸을까

지퍼의 올림은 하루

하루의 시작을 주물럭거리며 펼쳐본다

내 몸이 거울 속 지퍼를 본다

다양한 일들을 만나기 위해 올린 지퍼

손에 쥔 것 없이 하루하루를 끊어낸다

지퍼를 올리는 만큼 긴장의 그림자는 작아진다

하루에게 시달리는 동안 지퍼는 묵언수행

지퍼를 내리면 하루는 후다닥 도망간다

지퍼와 멀어질수록 입 꼬리가 올라가는 몸

잘 맞물렸던 하루를 내리는 흥겨움

지퍼를 내린 만큼 저물어 가는 해

다시 하루를 올릴까봐 긴장하고 있는 지퍼

 

노을의 치마 속으로 소주병을 치켜들고

어둠의 지퍼를 내리고 마음껏 저녁을 굴려대는 시간

환락이 저녁을 휘감고 모닥불처럼 타오르는 저녁의 광기

타락의 꼬리를 붙들고 활보하는 소주병

깊은 밤의 옷자락을 놓치는 아쉬움

풀렸던 동공을 가다듬어 보면 지퍼는 옷고름을 푼다

 

아침이 창틈으로 들어오면 언제나 지퍼를 올린다.

 

 

댓글목록

최경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경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히루를 늘리고 줄이는 것은 고무줄,
하루를 탈력적으로 쓰고 싶다
밤사이 쪼그라든 나에게
뭉툭하게 솟구치는 아침었음 좋겠다

지퍼야 놀자야 시간에~

건필하소서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한 번 올렸던 시인데  안보신 분들도 있을까 하여 다시 올려봤습니다.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늘 건필하소서, 최경순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침엔 태양이 하늘의 지퍼를 열고
밤엔 달이 하늘의 지퍼를 열어서 감사한 일이지만
요즘엔 하늘의 작은 연못 둑이 지퍼를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덥습니다.
더운 날씨에 늘 건필하십시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도 시적 이십니다.
회사 생활 할때 아침만 되면 바지 지퍼를 올리게 되는데
꼭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생각 들었어요.
집에오면 지퍼를 내리고 벗어 놓으면 하루가 끝나는구나 생각이 들고요.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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