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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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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경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48회 작성일 25-09-18 10:21

본문

지하철/최경순


엉키어 층계를 분주히 내려간다
땅속을 달리는
콩나물시루 같은 찻간,

서로 같은 시간, 같은 칸,
같은 방향이지만
바람만이 지하철의 역방향이다
 
서로가 안면도 트고 낯섦도 있다 
등졌지만 등의 문장 하나하나에
표정이 어려있다 

나의 눈이 차갑기 때문일까
나의 이동에 관심이 없고
나는 그들 무관심에 감흥이 없다
 
오버랩 되듯 차칸에 숨죽인 채
남아 있는 것들 떠나려는 것들
지하철이 목적지로 이끈다

서로 같은 시간, 같은 칸,
같은 방향이었지만 안녕이라고
바람에 스치듯 순삭에 사라졌다 

앞면은 있지만 시작과
끝의 행방은 아무도 모른다

또, 

내일도 같은 시간, 장소, 공간에서
무정한 세월 속 낯빛이 먹빛 되어
검 버섯만 주렁주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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