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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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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정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6회 작성일 25-10-13 06:36

본문

고향집 평상 밑 연장통에는
아버지 어머니가 쓰시던 호미가
수년째 녹이 슨 채 잠들어 있다

선녀의 날개옷 같은 연분홍 겹작약을
두고 보기에 가장 좋은 자리에 심어놓고
행복해 하던 날들이 윤슬로 박혀있다

산내음 그윽한 곰취 뜰 안 가득 옮겨심고
움트는 새봄마다 설레임이 일던 추억
자식들 가슴에서 씨앗되어 문득문득 발아하겠지

감자꽃 만발한 밭고랑 사이 풀을 맬 적마다
뚝뚝 호미 끝에 딸려 나온 뿌리 깊은 가난
잡초처럼 불어나는 가난의 고얀 향기 뽑아내려
평생 바지런을 떨었을

손에 쥐면 아직 온기가 남아
거친 강원도 사투리가 툭툭 새어나올것 같은
호미

주인이 저 세상 떠난 후에야
비로서 저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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