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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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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1회 작성일 25-11-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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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차가운 공기가 살갗을 헤집는 아침 

지각한 햇살이 세수하듯 구름 사이 얼굴을 내민다 

게슴츠레 날 째려보는 하늘 

나는 젖힌 고개를 직각으로 세우고 

허공의 벼랑까지 지퍼를 올렸다 

촉진하듯 내 몸 구석구석 소독하는 햇살 

슬픔으로 화장한 갈잎이 원귀처럼 떠도는 

나는 이 거리의 부랑아 

네 입술에 닿지 못한 객사한 립스틱처럼

거리의 서랍 속으로 던져졌다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봉인된 문장들을 

지우고 싶은 계절

삭제 버튼을 누르듯 손바닥을 내리치자 

딱정벌레의 두개골이 부서졌다 

무딘 펜촉에 썩은 뇌수가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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