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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위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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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별보기운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26-03-08 10:53

본문

눈길 위의 발자국들이 우르로 향하는 아침이 있다


다이아몬보다 강한 시간과 시간의 틈새에 쐐기를 박고 생채기를 내기 시작한 사람들,

아직도 벽선반 위 잡동사니 속에 찔러 놓은 마른 명태처럼 입을 벌리고

과거를 점치는 사람들, 쐐기 문자 주문이 새겨진 부적을 발 밑에 깔아주며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보살펴주는 사람들, 안드로메다 보다 먼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 점토판을 쌓아 다리는 놓아 준 사람들, 최초로 사람을 발명한 사람들,

가마에서 갓 꺼낸 점토판을 쌀쌀 맞고, 흰머리처럼 쓸쓸한 세월에 식히며 

온몸으로 시간의 쐐기를 돌려 받고 점토판처럼 우둘투둘해져서 산산조각나 버린

사람들, 남는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술에 취해 벌거벗은 노아의 부끄러움을

받아적으려고 맨발로 질척이며 한 아름 갈대를 꺽었던 사람들, 



우리는 모두 몇 자의 이름을 안고 저 아득한 지상으로 떨어지는 눈송이들

햇살 속에 머리가 폭삭 내려 앉은 눈사람이 살아 남아서 떨어진 삭정이를 

쐐기문자처럼 삐뚜룸하게 물고 끝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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