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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책길에 만난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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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2회 작성일 26-03-2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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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책길에 만난 가로등


 정민기



 새벽 산책길에 만난 가로등
 한쪽에 우두커니 서서 빛 흘리는 그의
 눈물을 주섬주섬 모으는 어스름 속
 지난 추억의 기억이 차츰 희미해진다
 익숙한 꿈의 마지막은
 막다른 골목에 막혀 마음을 녹이고 있다
 고독이 벚꽃처럼 화려하게 피어나던
 그 시절이 자꾸만, 자꾸만 생각나서
 가로등 아래 가만히 멈춰 선다
 새벽빛 무감각적으로 다가오는 슬픔
 숨소리마저 바람처럼 소멸할 것 같은데
 일상의 바다는 이유 없이 출렁거린다
 이 시간, 태평하게 잠을 쌓는 사람들
 벽돌처럼 단단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여린 봄날의 아름다움은 새벽에 있다
 헛꿈 같은 뒷모습을 보이면서 사라지는
 새벽을 바라보는 동안 금세 아침놀
 동녘 하늘에 레드 카펫을 펼쳐 놓는다
 저희끼리 야단법석을 떨며 날아다니는
 새들의 노래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고
 얼었던 사랑이 해빙된 그 자리가 차갑다
 내 그리움이 어느 그리움으로 갈지
 아직 정하지 못한 침묵이 나를 지킨다
 새벽길 위에 넋두리하던 가로등이
 하나둘 눈을 감고 잠을 한 곡 듣는다
 어둠 속에서 꿈꾸느라 잠 못 들던
 시절이 그립디그리운 나머지 깨어 있다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니*



 * 마태복음 24장 4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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