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천국이 멀지 않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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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 멀지 않은 날들
역사歷史 속에서 역사役事하시는 하느님을 따라
사십 주야를 건너 온 풍사風砂가 있다
풍사의 밤
오늘은 밤새워 모래의 문헌을 읽는다
모래의 사랑
모래의 이별
모래의 눈물
사륵사륵 소리나는 모래의 책장
모래의 사상
모래의 종교
모래의 전쟁
모래의 순교
모래의 시간은 아래로만 흐르고
종려나무에서 희미한 혈흔이 보일 때
가끔 어떤 날카로운 소리가 허공을 가르며 후각을 후려친다
뺨을 스친 듯
초승달 모양의 밤이 서늘하다
들을 수 없는 숱한 비명들이 헤매이던 땅
젊은 사내의 야윈 등짝에 패인 골짜기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는
눈물같은 종교의
모래바람 속의
순례자들을 생각한다
役事와 歷史가 몸을 바꾸는 세상
늙은 예수가 쭈구리고 앉아 길바닥에 가운뎃손가락으로 뭔가를 쓰고 있다 세로로 히죽거리며
개.
새.
끼.
들.
잠시 후 고개를 갸웃해 보이시더니
예수가 맨발로 성서를 쓱쓱 지우고 가로로 다시 쓴다
괜한 짓이었다.
아마포 해진 수의를 걸친 사내가 천 년을 두 번 걷고 있다
맨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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