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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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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13회 작성일 22-07-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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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 사슴이 숨는 황야


해무가 몰려 오는 해안가입니다. 작은 문을 열고 사슴의 심장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팔딱거리는 연어 비늘 위로 

석양이 내립니다. 나는 눈꺼풀이 하나 뿐인데 그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서 작은 덧창을 열었습니다. 토끼가 포도알을 

씹어서 타액으로 포도주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은 나의 피입니다. 빈 집이 내게 속삭입니다. 빈 집은 금방이라도

저 무한히 철썩이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 것 같습니다. 새하얀 날개를 비비자 투명한 포말들이 서서히 

떠오릅니다. 그녀의 팔다리도 새파란 머리카락도 새까만 눈동자도 모두 포말이 되어 허공 속으로 떠나갔습니다.

유리창이 잠시 흐느낍니다.


2. 바닷가 오두막집


칼라마리를 감싼 얇은 튀김옷이 올리브 오일을 흠뻑 그녀 표정 위에 바삭바삭 브로콜리를 껴안고서 

블루 치스 소스는 어떠세요, 싸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시큼하게 오렌지가 피부 속으로 젖어들도록 

석양 속으로 옅게 비트의 새빨간 촉감을 스며들게 하겠어요. 피조개 관자가 새하얗게 창백한 포말들 라자냐 

찐득찐득하게 치즈와 버섯이 차향기를 내는 여섯 겹 밀가루 반죽 치즈와 투명한 살갗과 미세한 경련 

그녀의 접시 위에 정적의 맛이 고였습니다. 시어와 시어 사이를 빛나는 나이프 딸각거리는 순백의 접시 부딪치고 

해안가 소녀 타마라 리는 그런 그녀의 귓볼을 그렸습니다. 클램 차우더 안에서 

물컹물컹 씹히는 작은 익사체들 말입니다. 슬쩍 떠밀려와서 내 명치 끝에 톡 톡 부딪치는

그것 말입니다. 그녀는 그렇게 익사체로서 날 유혹합니다. 바닷바람에 구부러진 달빛이 차갑습니다.


3. 페루


라마인 지도 모를 아즈텍 소녀는 아랫도리를 벗고서 차가운 돌 

제단 위에 누웠다. 그녀의 직업은 섬세하게 직조한 천에 쪽물을 들이는 

것이었다. 쪽물 안으로 그녀는 혹등고래 한 마리처럼 헤엄쳐 들어갔다. 파랗게 물든 혹등고래 한 마리가 

대리석 테이블 위에서 고개 내밀며 심장 깊숙이 칼을 찔러

달라고 했다. 그녀는 용연향 속으로 날 던져 넣었다. 그녀 속에서는 수많은 

그녀들이 가면을 쓰고서 나무 베틀로 구름 위 도시를 직조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망막 위에 향긋한 청포도알들을 

늘어 놓았다. 소녀의 심장도 있었다. 심장의 피를 모두 

흘려내어 네 유년의 모닥불 속으로 뿌려 넣으라. 그러면 태양은 당분간 

널 향해 울부짖으리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7-26 09:05:0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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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체험, 그 방대한 열림에 숨을 같이 합니다
영욕의 환희, 그 모순의 힘참에 결기를 가집니다
자아, 그 섭리의 부름에 울림으로 답하려 합니다

자학과 학정이 불러세우는 자기 모순에서의 성립에 도전했습니다
잔인이 겹고 숭고한 높음이 새로워질 때 다가간 생명 열림이 두려움을 견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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