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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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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9회 작성일 22-08-01 03:45

본문

파인애플 굽기


 

그녀는 뾰죽한 쇠꼬챙이로 잘 익은 파인애플을 꿰뚫은 다음 이글거리는 화염 위에 놓았다. 


반으로 접혀진 그녀는 사탕수수 빼곡히 들어찬 아버지의 정원에 들어선다.  


뚝 부러진 그녀의 등뼈와 잘게 끊어진 그녀의 신경에는 황금가루가 묻어 있다. 


황금빛 과즙이 불 위에 채 듣기도 전에 그 표면이 뜨겁게 익기 시작했다. 


그녀는 벽에 비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한쪽 면만 익은 파인애플을 뒤집었다. 


마리화나 연기가 그녀의 목 안으로 그리고 그녀의 폐 속으로 말갛게 부풀어오른 부겐빌리아가 가득 차기 시작한다. 


꼬깔모자처럼 뾰죽한 지붕 위로 소녀의 머리를 가진 물고기가 기어 올라간다. 시취가 언뜻 맡아지는 석양이다.  


그녀는 한쪽 아가미만 익은 파인애플을 뒤집었다. 황금가루가 흩뿌려 불길 위로 떨어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저렇게 앙상한 탑이 되셨으리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8-06 09:01:4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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