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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여, 쓰다 /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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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온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25-09-11 00:18

본문

나는 가끔 연필을 쓴다

심 굵기가 들쭉날쭉하고

딱딱해서 손이 아파도

구태여 쓰고 싶은 날이 있다


한참을 적다가

놓으면 도르륵

연필이 옆으로 굴러간다


도르르르


그 소리가 멈칫 좋다


노란 연필 구르는 그 소리가

샛노란 병아리

아기병아리 삐약삐약

발자욱 소리도 같고


쪼꼬맣게 피어 있는 개나리

등굣길 걷는 어린 내

발걸음 소리도 같다


처음 학교에서 한글을

또박또박 썼을 때

책상에서 나던

소리도 같다


구태여 구태여

연필을 쓰고 나면

내마음 한구석

포근하게 봄꽃향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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