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여, 쓰다 /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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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연필을 쓴다
심 굵기가 들쭉날쭉하고
딱딱해서 손이 아파도
구태여 쓰고 싶은 날이 있다
한참을 적다가
놓으면 도르륵
연필이 옆으로 굴러간다
도르르르
그 소리가 멈칫 좋다
노란 연필 구르는 그 소리가
샛노란 병아리
아기병아리 삐약삐약
발자욱 소리도 같고
쪼꼬맣게 피어 있는 개나리
등굣길 걷는 어린 내
발걸음 소리도 같다
처음 학교에서 한글을
또박또박 썼을 때
책상에서 나던
소리도 같다
구태여 구태여
연필을 쓰고 나면
내마음 한구석
포근하게 봄꽃향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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