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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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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오영록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01회 작성일 22-10-18 12:04

본문

나비의 잠

 

 

 

 

햇빛에 심장을 찔린 나비가 비몽사몽 깊은 잠의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잠이 깊을수록 곧추서는 귀

한 방향이 아닌 한쪽 귀는 앞을 다른 한쪽 귀는 옆을 듣고 있다

코가 깊어질수록 더 오뚝해지는 귀

 

잠 속으로 깊어질수록 더 선명히 열리는 소리의 세계

바람의 방향과 소리의 높이와 빛의 질량을 측정하는 귀

졸아도 조는 것이 아닌

자도 자는 것이 아닌 비몽사몽

 

생과 잠의 경계를 벗어날 수 없는,

벗어나서도 안 되는 삶과 고뇌와 번뇌를 동시에

체득하며 사는 육신

 

잠으로 빠져드는 육신만큼 또 다른 세계를 방황하는

묘하다 묘한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저 아슬아슬한 경계

잠이 깊어질수록 일어서는 발톱

파고드는 햇빛에 동공은 점점 더 어두운 터널이 되고

분산됐던 촉각들이 귀로 모여드는지

탱탱하게 발기되는 소리

 

이제 천 리 밖 영혼의 숨소리마저 수신할 수 있다

초단파가 수신되지 않는 안테나가

장파까지 수신하는지

가끔 달팽이관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어쩌다 어느 별에서 날아오는 초단파가 수신되는지

잡신호가 들어오고 있는지

코털이 쫑긋쫑긋하고 있다.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어져야 날개가 생기는 거니
날개를 얻으려면 깊어져야 겠지만
날개가 좋은 것만 아닐거외다
날개없이 낮은 곳에서 꿈틀거리며 사는 것도 나름 괜찮치싶소이다
욕심이 없어 그런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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