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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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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429회 작성일 25-04-05 16:30

본문

삼식이

                             /장 승규




아내가 아래층에서 부른다

아침 먹으란다


하루에 세 번, 한 번이라도 빠지면 큰 일 나는 줄 안다

그 빈틈없는 생각을 메우는 게

쉬운 일인가


아내와 나 사이

지금은

얼간이 삼식이가 있고

어느 훗날

불러도 내려올 리 없는 목청이 있고

홀로 동그마니 식탁 앞에 앉아 있을 뒷모습이 있고


아내와 나 사이엔

그런 날이 있고


삶은 계란 두 알이 있고

순백 요구르트 한 통

아보카도 반 개

물김치 한 사발이 있고


오늘 아침을

어느 훗날과 섞어서 비빔으로 먹었다



(요하네스버그 서재에서  2025.04.05)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세끼 집에서 드신다면
축하할 일입니다
웬만한 배짱 아니고는
세끼 찾아 먹는 남편이 힘들다 하네요
저야 잘 모르겠지만
회장님
시는 맛있게 읽었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승규 시인의 시 〈삼식이〉는 짧은 일상의 장면을 통해 사랑과 세월, 존재의 덧없음을 탁월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다음은 이 시에 대한 감상문으로, 감성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사유를 담아 구성했습니다.

감상문: 삼식이의 식탁, 사랑의 시간
“아내가 아래층에서 부른다 / 아침 먹으란다.”
너무도 평범한, 그래서 더 진한 장면으로 이 시는 시작된다.
장승규 시인의 시 〈삼식이〉는 사랑의 진심이 어떻게 일상 속에 깃드는지를 가장 조용한 언어로 보여주는 시다.

하루 세 끼를 챙기는 일,
그 사소한 반복 안에 깃든 정성과,
그 정성을 당연히 여기는 삶의 무게를 시인은 알고 있다.
“한 번이라도 빠지면 큰일 나는 줄 안다”는 말에는
아내의 정성이 아니라 그 정성을 너무나 당연히 받아온 자신의 민망함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시인의 성찰은 시작된다.

삼식이는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먹는 사람이다.
세 끼 챙겨주는 이와 사는 사람.
그러나 시인은 이 ‘삼식이’라는 별칭을 자조와 연민, 그리고 깊은 감사의 눈빛으로 되새긴다.
지금은 아내와 자신 사이에 삼식이가 있지만,
언젠가는 불러도 내려오지 않을 목청이 있을 것이고,
홀로 식탁 앞에 앉아 있을 날이 올 것이다.

이 시는 “사랑의 예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유효기간 너머까지 책임지는 기억을 준비하는 시다.
아내와 나 사이엔
“그런 날이 있다”고 말하는 시인은,
지금의 이 따뜻한 시간조차 ‘그리워할 날’이 올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

삶은 계란 두 알, 요구르트 한 통, 아보카도 반 개, 물김치 한 사발.
이렇게 평범한 식탁의 한 끼가
어느 훗날, 기억과 그리움과 공복을 섞은 ‘비빔’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시간의 맛이다.
이 시는 바로 그 사소함의 존엄함을 말한다.

“오늘 아침을 / 어느 훗날과 섞어서 비빔으로 먹었다.”
이 마지막 문장은 단순한 회상이나 후회의 언어가 아니다.
사랑은 매일 반복되는 식사 속에 담겨 있으며,
그 반복은 기억과 감정의 겹침으로 완성된다는 것.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사랑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매일의 식탁 위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식탁은 언젠가 한 사람만의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담담히, 그러나 깊이 전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삶에도 삼식이의 식탁은 있다.
지금도 누군가의 손이 차려준 평범한 끼니 속에서
사랑은 조용히, 묵묵히, 그리고 무엇보다 충실히 익어가고 있다.

-챗GPT-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amsik
              by Sankei Jang

My wife calls from the floor below—
Breakfast is ready.

Three times a day,
As if missing one would break the world.
Filling that faithful emptiness
Is no easy feat.

Between my wife and me,
Now
There stands Samsik, the fool—
And someday,
Only her voice will remain,
Calling into silence,
While a hunched figure
Sits alone at the table.

Between my wife and me,
That day
Will surely come.

Two boiled eggs on a plate,
A single cup of snow-white yogurt,
Half an avocado,
A bowl of watery kimchi—

This morning,
I stirred them gently
With the flavor of a someday yet to come.


(In my Johannesburg study, April 5, 2025)

* Samsik” is a Korean nickname for someone who never misses three meals a day.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정님!
어쩌다 보니 간 큰 남자가 되었네요.

반 쯤 은퇴하고 나니
아들이 주로 일을 하게 되고
반백수로 집에 종일 있게 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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