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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크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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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67회 작성일 25-05-09 13:53

본문

밍크의 잠

 
 성영희
                                             

 어느 나라에서 사육된 포유류였을까 검은 털 밍크 한 마리, 풀어진 머플러 사이로 언뜻 비치는 흰 목덜미가 앳된 꽃말로 지고 있다 구겨진 혀 몇 줄이 발견된 주머니에는 우울을 세던 알약과 수북한 불면만 먼지처럼 남아 있다

 부드러운 모피 안에서 단단하게 고리를 잠근 가혹한 잠, 잠들지 못해 잠든 저 잠에는 무심한 이름들만 부표처럼 떠돌고 있다

 레드카펫을 밟고 싶었나요 풍성한 털을 가졌으나 윤기가 없군요 그러고 보니 당신은 몸통도 없군요 모공 하나 없이도 털이 자라고 있었다니, 빈혈이 의심됩니다만 한 방울 피도 없는 몸에서 사인(死因)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군요 이제 한동안 세상은 당신을 두고 떠들썩할 것입니다 이쪽 겨울이 저쪽 겨울과 다르다는 판명이 조금씩 당신을 잊게 할 것입니다

 계절은 문을 바꿔 달 수 없으므로 봄을 기다리지 못한 죄명은 붉다. 잔뜩 웅크린 채 꼬리를 말고 잠든 검은 털 밍크 한 마리, 후끈거리는 열기를 싸늘한 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찰칵찰칵,


<고양문협 2024년 시선집>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몇 번을 읽어도 어렵네요.

마지막 '찰칵찰칵'
옷장문 잠그는 소린가?
계절은 문을 바꿔 달 수가 없으므로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는 밍크 모피가 목을 감싸고
몸을 감싸고 그랬지요.
그러다 동물애호가들의 항의 시위 및
유행이 점차 사그라지면서
그 털처럼 시들해 버리고 말았지요
그러다 시인 님의 값비싼 시 때문에
다시 한번 떠 올려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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