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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들의 죽음/박만엽 (듀엣낭송:명종숙&박태서/영상:G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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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doum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69회 작성일 22-04-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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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 만엽채널

벌레들의 죽음 ~ 박만엽(朴晩葉)


난 외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는데
뭇 사람들은 내가 따뜻한
情을 나누어주는 줄 안다.

난 방황하고 있는데
뭇 사람들은 내가 즐거운
여행을 하는 줄 안다.

돌아와 보면
독일 병정들을 불러 청소라도 한 듯한
언제나 깔끔한 빈집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단지 배가 고파질 때다.
부엌을 둘러본다.
열린 창문은 없는데, 짙은 베이지색을 띤 
어린 나방 같은 것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아직은 대낮이라서 불빛을 보고 죽기 살기로 찾아든 
하루살이나 나방도 아니었다.

우선은 성가시니 몇 마리 죽여 놓고
원인을 알고자, 혹시나 하고 쌀독을 열어보았지만
그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채 어둠이 찾아왔고
아까 죽인 벌레들은 예수처럼 환생이라도 하듯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나를 비웃고 있었다.

또 죽이기로 하였다. 
성과를 높이고자 파리채를 이용하기도 하였고, 
페이퍼 타월을 손등에 말아서 죽이기도 하였다. 
이번엔 얼마나 죽였을까? 나도 허기져 지쳤다. 
냉장고를 열어 생수를 마시며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왜 그들을 무작정 죽여야만 했을까? 
나를 원망하듯 노려보며 죽어가는 그들을 보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서로
공존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종일 죽인 것은 어린 나방 같은 벌레들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던 것이다.

소스보기

<iframe width="800" height="450" src="https://www.youtube.com/embed/BG9O6PGZsxQ" title="YouTube video player"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GLH-명종숙&박태서><BR> <a href="https://www.youtube.com/c/ManYupPARK" style="text-decoration:none;font-weight:bold;padding:5px;font-size:1.2rem;border:2px solid black;background-color:pink">YouTube – 만엽채널</a><?만엽채널링크> <br><pre><b> 벌레들의 죽음 ~ 박만엽(朴晩葉) </b> 난 외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는데 뭇 사람들은 내가 따뜻한 情을 나누어주는 줄 안다. 난 방황하고 있는데 뭇 사람들은 내가 즐거운 여행을 하는 줄 안다. 돌아와 보면 독일 병정들을 불러 청소라도 한 듯한 언제나 깔끔한 빈집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단지 배가 고파질 때다. 부엌을 둘러본다. 열린 창문은 없는데, 짙은 베이지색을 띤 어린 나방 같은 것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아직은 대낮이라서 불빛을 보고 죽기 살기로 찾아든 하루살이나 나방도 아니었다. 우선은 성가시니 몇 마리 죽여 놓고 원인을 알고자, 혹시나 하고 쌀독을 열어보았지만 그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채 어둠이 찾아왔고 아까 죽인 벌레들은 예수처럼 환생이라도 하듯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나를 비웃고 있었다. 또 죽이기로 하였다. 성과를 높이고자 파리채를 이용하기도 하였고, 페이퍼 타월을 손등에 말아서 죽이기도 하였다. 이번엔 얼마나 죽였을까? 나도 허기져 지쳤다. 냉장고를 열어 생수를 마시며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왜 그들을 무작정 죽여야만 했을까? 나를 원망하듯 노려보며 죽어가는 그들을 보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서로 공존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종일 죽인 것은 어린 나방 같은 벌레들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던 것이다. </p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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