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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에서/박만엽 (영상:뉘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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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doum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22회 작성일 21-12-0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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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 만엽채널

호미곶에서 ~ 박만엽 


  - 유년 시절 장마가 끝난 후 
   중랑천에 수영하러 갔다가 죽을 뻔한 일이 있었다. 
   물 안에서 살려달라고 수도 없이 소리쳤지만, 
   눈이 마주친 친구들은 내 목소리가 안 들리는 듯 
   단지 손을 다정히 흔들어 보였다. - 

온몸은 바닷속에 잠겨
고기밥이 되어 없어질지라도 
임의 체온이 느껴지는 오른손만이라도
넘실거리는 파도에 젖을까 봐 
뭍을 향해 그리움을 뻗고 있나 보다
    
허공을 날던 갈매기조차 애처로워 보였는지 
그리움에 기다리다 지친 손에 앉아 
손톱이라도 깎아주는지 쪼아대며
매니큐어를 칠하듯 하얀 흔적을 남긴다

그토록 애타던 기다림이었건만 
뭇사람들은 그 손이 왜 뭍을 향해 뻗고 있는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도 오른손을 치켜든 채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댄다

뭍에서는 돌아올 날만 기다리다가
온몸은 이미 묻혀 퇴비가 되어버렸지만  
임의 손을 잡아보려고 왼손만이라도 
바다를 향해 뻗고 있는 것일까

  - 사람들아, 저 사람을 구해야 해.
   그는 수영하면서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니야.
   우리에게 태양을 건져 올려 밝은 빛을 주기 위해 
   온몸을 바닷속에 담그고 열을 식히고 있어.
   저 오른손을 잡아서 그를 살려내는 일이 
   바로 우리의 꿈을 낚는 일이야. -

사람들은 그 절박한 외침을 못 들었는지
수평선 너머로 저녁놀과 함께 
하나, 둘 제 갈 길로 사라진다
바다와 뭍에 묻혀있는 두 손은
달이 뜨자 스스로 긴 그림자를 만들어 
서로 손을 굳게 잡는다.

소스보기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KvUniaRgLCM"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br> <a href="https://www.youtube.com/c/ManYupPARK" style="text-decoration:none;font-weight:bold;padding:5px;font-size:1.2rem;border:2px solid black;background-color:pink">YouTube – 만엽채널</a> <br><pre><b> 호미곶에서 ~ 박만엽 </b> - 유년 시절 장마가 끝난 후 중랑천에 수영하러 갔다가 죽을 뻔한 일이 있었다. 물 안에서 살려달라고 수도 없이 소리쳤지만, 눈이 마주친 친구들은 내 목소리가 안 들리는 듯 단지 손을 다정히 흔들어 보였다. - 온몸은 바닷속에 잠겨 고기밥이 되어 없어질지라도 임의 체온이 느껴지는 오른손만이라도 넘실거리는 파도에 젖을까 봐 뭍을 향해 그리움을 뻗고 있나 보다 허공을 날던 갈매기조차 애처로워 보였는지 그리움에 기다리다 지친 손에 앉아 손톱이라도 깎아주는지 쪼아대며 매니큐어를 칠하듯 하얀 흔적을 남긴다 그토록 애타던 기다림이었건만 뭇사람들은 그 손이 왜 뭍을 향해 뻗고 있는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도 오른손을 치켜든 채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댄다 뭍에서는 돌아올 날만 기다리다가 온몸은 이미 묻혀 퇴비가 되어버렸지만 임의 손을 잡아보려고 왼손만이라도 바다를 향해 뻗고 있는 것일까 - 사람들아, 저 사람을 구해야 해. 그는 수영하면서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니야. 우리에게 태양을 건져 올려 밝은 빛을 주기 위해 온몸을 바닷속에 담그고 열을 식히고 있어. 저 오른손을 잡아서 그를 살려내는 일이 바로 우리의 꿈을 낚는 일이야. - 사람들은 그 절박한 외침을 못 들었는지 수평선 너머로 저녁놀과 함께 하나, 둘 제 갈 길로 사라진다 바다와 뭍에 묻혀있는 두 손은 달이 뜨자 스스로 긴 그림자를 만들어 서로 손을 굳게 잡는다. </p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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