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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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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9회 작성일 22-04-28 13:19

본문

참 아름다운 우정

"당신은 진정한 친구를 단 한 사람이라도 가지고 있는가요?"

"다음 세상에서 만나도 좋은 친구가 될 친구가 과연 있는가요?"

조선시대 광해군(光海君, 1575∼1641) 때 나성룡(羅星龍)이라는
젊은이가 교수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효자였던 그는 집에 돌아가 연로하신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하지만 광해군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성룡에게 작별 인사를 허락할 경우,
다른 사형수들에게도 공평하게 대해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만일 다른 사형수들도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집에 다녀오겠다고 했다가, 멀리 도망이라도 간다면
국법과 질서가 흔들릴 수도 있었습니다.

광해군이 고심하고 있을 때, 나성룡의 친구
이대로(李大路)가 보증을 서겠다면서 나섰습니다.

"전하, 제가 그의 귀환을 보증합니다.
그를 보내주십시오."

"대로야! 만일 나성룡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찌하겠느냐?"

"어쩔 수 없지요. 그렇다면 친구를 잘못 사귄 죄로
제가 대신 교수형을 받겠습니다."

"너는 성룡이를 믿느냐?"

"전하! 그는 제 친구입니다."

광해군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습니다.
"나성룡은 돌아오면 죽을 운명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돌아올 것 같은가?
만약 돌아오려 해도 그의 부모가 보내주지 않겠지.
너는 지금 만용을 부리고 있다."

"전하! 저는 나성룡의 친구가 되길 간절히 원했습니다.
제 목숨을 걸고 부탁드리오니 부디 허락해주십시오."

광해군은 어쩔 수 없이 허락했습니다.
이대로는 기쁜 마음으로 나성룡을 대신해 감옥에 갇혔습니다.

교수형을 집행하는 날이 밝았습니다.
그러나 나성룡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람들은
바보 같은 이대로가 죽게 됐다며 비웃었습니다.

정오가 가까워졌습니다.
이대로가 교수대로 끌려 나왔습니다.
그의 목에 밧줄이 걸리자 이대로의 친척들이 울부짖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우정을 저버린 나성룡을 욕하며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목에 밧줄을 건 이대로가 눈을 부릅뜨고 화를 냈습니다.

"나의 친구 나성룡을 욕하지 마라.
당신들이 내 친구를 어찌 알겠는가?"

죽음을 앞둔 이대로가 의연하게 말하자, 모두가 조용해졌습니다.
집행관이 고개를 돌려 광해군을 바라보았습니다.
광해군은 주먹을 쥐었다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렸습니다.
사형을 집행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누군가가 말을 재촉하여 달려오며 고함을 쳤습니다.
나성룡 이었습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다가와 말했습니다.

"오는 길에 배가 풍랑을 만나 겨우 살아났습니다.
그 바람에 이제야 올 수 있었습니다.
자, 이제 이대로를 풀어주십시오. 사형수는 접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작별을 고했습니다.
나성룡이 말했습니다.

"이대로! 나의 소중한 친구여!
저 세상에 가서도 자네를 잊지 않겠네."

"나성룡! 자네가 먼저 가는 것 뿐일세.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도 우리는 틀림없이 친구가 될 거야."

두 사람의 우정을 비웃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 나왔습니다.
이대로와 나성룡은 영원한 작별을 눈앞에 두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담담하게 서로를
위로할 뿐이었습니다.

교수형 밧줄이 이대로의 목에서 나성룡의 목으로 바뀌어 걸렸고,
교수형이 집행되려는 찰나 또 다시 광해군은 사형집행을 중지시켰다.

그리고 광해군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높은 제단에서 두 사람 앞으로 걸어 내려왔다.
그리고 광해군의 바로 곁에서 보필하던 시중이 겨우 알아들을 만한
작은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부럽구나. 내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라도
너희 두 사람 사이의 그 우정을 내가 가지고 싶구나."

광해군은 두 사람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다가
다시 높은 제단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왕의 권위로 결정하노라.
저 두 사람을 모두 방면토록 하라."

"비록 죄를 지었지만, 저 두 사람이 조선의
청년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도다."

사형집행장에 모였던 원로대신들과 조선백성들이 그때서야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두 사람의 방면을 기뻐했다.

시대는 바뀌고 세상은 변하여도 진리는 만고불변입니다.
그러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우정이 존재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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