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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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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회 작성일 26-05-13 02:19

본문

평화의 그림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어떤 미술학교에서 졸업생들에게 그림을 그려오라고 하면서 평화라고 하는
제목을 내 주었습니다.
졸업생마다 자기가 구상하는 대로 평화의 그림을 한 장씩 그려 왔습니다.
그 여러 가지 그림 가운데 특별히 대조되는 두 그림이 들어 왔다고 합니다.

한 가지 종류의 그림은 산골짝의 호수를 그린 것입니다.
그 옆에는 풀밭이 있습니다.
그 풀 위에는 소 ,나귀, 말, 산양 이런 짐승들이 한가하게 풀을 먹고
혹은 누워 있습니다.
잔잔한 호수 위에는 몇 사람이 한가하게 작은 배를 타고 낚시질을 합니다.
산이 조용하고 물이 잔잔하고 바람이 없고 모든 것이 참 평화롭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른 그림이 들어왔습니다.
아주 다른 성격의 그림입니다.
바닷가에 절벽이 있는데 때 마침 바람이 붑니다.
파도가 밀러와서 그 벼랑에 부딪치고는 다시 바다로 거품을 뿜으면서 흘러갑니다.
바람이 심하니까 나무가 꺾여져 내려옵니다.
나뭇잎이 춤을 추며 달아납니다.
얼핏보면 평화가 아니고 전쟁 그림 같습니다.
그런데 살펴보니까 그 절벽 사이에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
그 구멍을 들어다 보니까 그 속에 갈매기가 한 놈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 갈매기 둥지 옆에는 어미 갈매기가 가만히 앉았는데 둥지 속에는
깐 지 며칠 안 된 갈매기 새끼들이 고요히 눈을 감고 바람은 불거나
말거나 물결은 세거나 말거나 낮잠만 잘 자고 있습니다.

선생은 둘째 그림에다 일등상을 주었다고 합니다.
첫째 그림은 평화는 평화인데 그건 인간의 이상뿐입니다.
이 세상엔 그런 평화는 없다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 우리가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이런 폭풍우 가운데서
얻을 수 잇는 평화입니다.
사실 그런 줄 압니다.
이 세상은 요란합니다.
언제나 혁명이 일어납니다.
전쟁이 일어납니다.
냉전이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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