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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비(雨)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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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9회 작성일 24-10-20 00:01

본문



걸어가는 비(雨) 23 / 유리바다이종인



젖은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다

바람이 낙엽을 밟고 지나가면 신발이 약속으로 물들곤 했다

지나간 바람의 이름은 모른다

낙엽 위를 또 낙엽이 걸어가고 있다


바람의 신발처럼 물들지 않아서 화가 난 모양이다

함부로 인연의 빛깔을 흉내 내면 안 된다

사실 가을은 취객이다

낙엽은 비틀대며 걸어갈 뿐이다 그 팔을 붙잡지 마라


떨어지지 않으면

걸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만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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