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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중리의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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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7회 작성일 24-09-30 22:28

본문

아중리의 안개

                    이 강 로

 

새벽의 안개는 자주 해찰이다 

안개 그 위에 또 안개

부풀고 남은 것들

시간은 서로가 무릎을 포갠다

 

이곳 호동골은 바람의 시간 쓰레기 매립장은 이젠 흔적 없어

코스모스는 꽃 머리로만 뜨고

폐선로 위로 다시 올 열차를 무작정 기다리는

저 고지식한 안개들

지금은 폐역이 된 주변으로만 줄 서서 무얼 기다리는지

 

새벽에는 새들의 욕심이 과하다

이곳저곳 나무마다 돌아다니며 자리를 미리 찜해 놓는다

나무들 허공으로 손을 깊게 뻗어서 영역 다툼이 한창이다

뒤로는 행치 봉의 그 둘레이니

해가 정상 점령하기에는 아직 여유가 있다

 

그대가 이 안개를 닮았었는지 내가 행치 봉 닮았었는지

이곳 시간과 그사이 내가 행치 봉 잔뜩 등 구부린 생각으로

바라만 보다가 결국은 저 동부도로 건너지 못하고

폐역 근처에 남아 이런 안갯속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단지 안개 따라 말없이 그냥 기다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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