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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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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9회 작성일 24-08-18 09:41

본문

처서 직전 / 정건우


며칠 물도 안 줬는데

베란다 화초들이 생생하고도 낫낫하다

갈증 유발 엄계 기간 끝자락이 바로 코앞이란 걸

익히 아는 이들의 교묘한 반색일 것이다

지금 창밖은 사방이 아수라장

닥친 바람이 뭉개는 바람의 복숭아뼈를

사정없이 후려갈기며

아파트 동간 거리를 게릴라처럼 점령하고

죽음만큼 절절하던 수컷 매미는

절명 통지서 앞에 유언을 구술하고 있다

마취 없이 조각조각 피부를 벗겨 내듯

새살을 이식하는 절기 교대 식전 행사가 무자비하다

사지가 오그라드는 폭력이다

살아있는 것들이 곳곳에서 숨을 고른다

길거리에 내걸린 창틀이란 창틀

훔친 듯이 빼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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