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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김 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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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27회 작성일 23-12-10 22:40

본문

대장장이 김 씨의 하루


 -박종영-

오늘도 김 씨의 대장간은

쇠붙이의 근본을 펴는 일로 뜨겁고 분주하다  
사람이 하는 일 중에 불을 가까이하는 위험한 소임은 
언제나 불의 사나이 대장장이가 맡는다
쇠에서 나서 쇠를 먹고 사는 검붉은 녹,
그 녹을 불태워 강한 무쇠로 일어서게 하는 일
불가마 화덕에 녹슨 쇠를 넣고 단단한 어깨로 풀무질이 힘차다
어느새 발갛게 녹아내린 쇳물이 자글거리고, 
이내 불꽃이 튈 때마다 무딘 끝을 벼리는 모루의 매질이 혹독하다
쇠의 단련이 가벼워 물렁물렁해질 때마다 쉬익쉬익
불같은 눈으로 칼끝을 치밀하게 담금질하는 대장장이 김 씨,
쇳물에서 자글자글 몸부림치는 낫과 둥근 돌쩌귀와
번득이는 쇠스랑의 얼굴이 하나하나 아픔을 이겨내고 
쟁그랑! 소리 내며 검은 몸뚱이가 단단해질 즈음, 
다시 화염 속으로 쑤셔 넣는 집게의 냉혹함이 살벌하다
그때마다 발갛게 달구어지고 일그러진 얼굴을 다듬는 정의 매질이,
쇠망치의 질타와 대갈마치의 다독임으로
꽝꽝하게 조여진 곡괭이와 날렵한 낫과 호미의 예리한 표정,   
상처는 상처로 닳아져야 빛나는 연장들의 검은빛 웃음이 밝다
불꽃과의 투쟁이 끝나고 해 질 녘 대장간 열기가 석양빛으로 식을 때쯤,
숫돌에 맑은 물을 부어가며 낫과 호미 검은 얼굴을 은빛으로 벗겨내는

검게 타 개펄 같은 대장장이 김 씨의 번들거리는 민낯 

녹슨 쇠붙이에 꺾인 세월

자신의 굽은 허리는 한 번도 펼 줄 몰랐던 김 씨,

세상 사람들이 대장장이라 놀려대도 

등꽃 파랗게 깊은 주름의 보람이 날마다 소중한 하루다.


2023. 12. 10.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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