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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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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10회 작성일 23-11-24 12:32

본문

위층 여자 /정건우

맨드리가 아삼삼하더니 계절 바뀌고

그새 남자가 또 바뀌었다

살붙이가 오십 리 안에 한 명 없는 게 확실한 위층 여자가

새 남자 끌어들인 오늘 새벽

 

세상 홀지게 사는 이 여자가

독신인지 세컨든지 망문과분望門寡婦,

옆구리 꿰인 사내가 핫아빈지 홀아빈지 그거 아니면

서름하게 사는 게 이골난 쪽에 한쪽이 텅 빈

호구인지 날라린지 도통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는 퇴근 무렵

동틀 때까지 농익던 여인의 숨결이 아직도

구석구석에 희부연하다

 

알알한 기운이 도어록에서 스멀거리는

위층 현관을 쳐다보고 서 있자니

설렐 것도 부러울 것도 하나 없는 이 사람들 보쟁이 놀음에

왜 내가 작아지는 것이냐

눈 감고도 오르내리던 계단이

이 근방에서 왜 꼬이느냐

귀신을 잘 본다는 무당 만나듯 숨이 막혀 오느냐

모집을 것 별로 없이 세상과 척지지 않은 내가

왜 이리 범인처럼 조바심이 나느냐

 

라끄시안 향수를 치셨나 봐

혹시 연애하시는 거 아녜요?

무릎 허물고 입도 안 가리고 깍깍 웃고는

가붓하고 깔끔하게 엘리베이터에서 튕겨 나갈

내일 아침, 위층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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