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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風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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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11회 작성일 23-10-18 15:21

본문

풍란風蘭 / 정건우

석부작에 물 뿌릴 때마다

어느 시인의 비유가 생각나는 거야

비 오는 호수

수면에서 튀는 빗방울을 물꽃에 빗대면

그 꽃은 뿌리가 없으니

고통도 없을 거라고 하는 깊은 사유

그런 게 난 잘 안되는 거야

허옇게 메마른 뿌리에다 자꾸자꾸

물꽃을 피우면

마냥 흐뭇하고 그윽해지는 거야

방울꽃은 순식간에 피고 지며 속절없는데

이내 비릿해지는 꽃향기 속에서

빳빳한 고통을 시퍼렇게 껴안은 이파리들이

창끝처럼, 서늘하게만 보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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