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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537회 작성일 23-09-20 19:03

본문

횡단보도에서 / 정건우

왼손으론 어미 엄지를 말아 쥐고

오른 주먹은 옹골차게 하늘로 치뻗은 채

아장아장 도로를 가로지르는

저 똘똘한 세 살 아이의 눈

 

서슴없이 어미를 잡아끄는 저 힘으로

모세는 홍해를 건너갔을 것인데,

오늘은 내가 다른 사람 같아서 울고 싶은 오후

 

자전하는 지구조차 멈춰 세운 너에게

와글대던 도로를 울릉도 앞바다로 바꾼 네 오른손에

가장 공손한 자세로 절하고 싶구나

 

천 길 절벽, 솔잎 끝 시퍼런 이슬 같은

네 눈동자 속에서

온통 나를 풀어헤쳐 통곡하고 싶구나.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사리 손들고
횡단보도 건너는 아이를 보면 대견한데
어제도 무단하는 어를을 보려니
공연히 미안함이 들었습니다
행복 가득한 9월 보내시길 빕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이지 가끔은
어린아이가 어른의 스승이 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해서 답도 단순하게 잘 알아서 그럴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횡단보도에서도 인도에서도 스쿨존에서도 무참히 앗아가는 어린 생명들
어미를 잡아끄는 어린 꽃들은 지금도 갈라진 홍해 바다를 신발 신고 건너가고 있을까요
억을한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벌금형에 빼째라 가해자가 살기 편한 나라의 법령입니다

횡단보도를 무수히 국화꽃으로 장식해 놓으면 미친 차들도 서행하며 일단정지 할까요
동물에게도 모성이 있으므로
어린 새끼를 잃은 어미가 날마다 실신하며
사라진 새끼를 찾아 멍 허공을 바라보거나
길마다 두리번거리며 헤매는 어미견처럼 울부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판검사들의 법...
물이 차오르는 휘영청 보름달이면 계수나무 아래 토끼가 하얀 쪽배를 타고 내려오는
정의로운 이 땅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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