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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635회 작성일 23-09-06 00:53

본문

꽃무릇


 정민기



 잠귀 밝은 가을바람 깨어 불어오더니
 붉디붉은 그리움으로 핀 꽃무릇 쓰다듬는다
 마음에도 없는 싫은 소리
 한차례 소나기처럼 퍼붓고 나니
 어느 정도 불순물이 가라앉았는지 조용하다
 두 눈 뜨고 내내 지켜본 서툰 사랑
 끄집어내기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무릇 어디에도 내놓지 못하는 마음 비워 준다
 구름으로 지우고 지워도 시퍼렇게 멍든 하늘
 지우개 가루처럼 금세 흩어지고 있다
 꽃무릇 피어서 마음을 정열로 불태운다
 사랑의 울타리 밖에서 머뭇거리기만 할 뿐!
 시간이 흘러갈수록 진행은 느려지는데
 끝내 마음 해변에 다다르지 못하고
 파도처럼 산산이 부서지는 가여운 사랑
 꽃잠 향기 옅어지는 순간이 다가오기 전에
 저 꽃잎 의자에 지친 나비 앉힐 수 있을까
 허기진 사람끼리 마음 한 끼 같이 하는 것!
 느린 구름이 행로를 변경하려고 한다
 열매 맺지 않아도 그리움의 눈시울 붉어진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고향 거금도 연가》 등, 동시집 《바람의 도서관》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해는 무슨 사유인지 꽃무릇은
소식이 없고
상사화만 다소곳이 피었다가 지고 있습니다
해바라기꽃이 제철을 만난 듯 활짝 미소 짓는 9월의 아침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게요..
해마다 꽃무릇은 기다란 목을 빼어들고
무엇을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요...
시인님~ 행복한 오후 되시기 바랍니다.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무릇도 상사화처럼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니
산산이 부서지는 가여운 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틋한 그리움 속 피워 올린 한 송이 시심입니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서로 다른 꽃이지만,
같은 수선화과 식물로 잎과 꽃이 따로 핍니다.
상사화는 잎이 먼저 피었다 지면 꽃이 피어나고,
꽃무릇은 반대로 꽃이 먼저 피어다 지면 잎이 돋아납니다.

고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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