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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787회 작성일 23-09-07 00:01

본문

이발


 정민기



 수풀처럼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를 자른다
 그대 앉아 있는 마음은 비울 수 없는 까닭에
 머리라도 가볍게 좀 줄여보려던 참이었다
 짙푸른 사랑이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다가
 갈매기 노랫소리에 문득 박자 놓친 파도
 엇박자로 듣고 종종걸음으로 오는 길에
 이발소 거울 속에 앉아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목적지 없어도 유창하게 불어가는 바람
 붙잡지 못하면 마음 자락이라도
 지나가다가 조심스럽게 스칠 수만 있다면
 눈가에 아른거리며 빛나는 진주 한 알
 몇 분 이내에 사랑의 목걸이가 될 수 있을까
 감나무 아래 덜 익은 감이 뒹구는 것처럼
 익지 않은 마음도 따라서 뒹굴뒹굴하고 있다
 어느새 짧아진 머리를 보니 허전하다는 생각!
 꽃줄기가 버린 꽃잎처럼 흩어진 밤하늘 별들
 이따금 밖으로 밀려 나와 반짝거리는 숨소리
 잘린 머리처럼 잡생각 없이 깔끔하게 들려온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고향 거금도 연가》 등, 동시집 《바람의 도서관》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발 하나 했어도
막상 인물이 달라 보일 때 있습니다
스스로 멋있게 꾸미는 일도
결국 남을 위한 배려이지 싶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발소 거울 속에 앉아 나를 지그시 바라보면
저는 부끄러워서 눈을 감아버립니다. 시인님
건강하셔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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