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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 베레모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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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36회 작성일 23-08-27 15:19

본문

시골이 베레모를 쓰다


    노 장로 최 홍종

 

 

시골장터에 자주 만나지 못하고 본적도 드문드문한

정체불명의 무겁고 둔중한 쇠 괴물이 뒤로 뿌옇게 쏟아낸

먼지와 이상한 냄새를 뭐가 좋은지 동네에는 애들 판이라

숨이 턱에 닿은 정도로 쫓아다니고 넋이 저만큼 도망치고

코쟁이들이 한국동란 때 쓰던 낡고 구겨진 자동차에서

처음 맡아보는 휘발유 냄새는 귀하고 특이하여

이상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빵모자에 꼬리가 달렸는데

요상하게 생긴 이상한 얼굴의 인상이 범상치 않은

소도 아니고 말도 아닌 끄는 것이 없고 끌지도 않는데

동네를 싸돌아다니는데 구경꾼들이 모여들고

빵모자가 동네를 누비며 외쳐 하는 말짓거리 좀 보소

개 밥그릇, 오래된 할아버지 술병, 광에 쑤셔 박은 제구祭具,

사용치 않는 것 가져나오면 값을 흠씬 쳐 준단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작인지 능청인지 소란스럽고

지전紙錢을 번쩍 들어 팔랑개비처럼 소리소리 흔드는데

한껏 부푼 동네 아낙들이 별 볼일 없는 동네 머슴아들이

집안을 내리 훑어 집 뒤 으쓱한 곳 머슴방이고 뒤숭숭 한 곳을

마루청 밑, 벽장 속을 샅샅이 뒤지는데

낡은 고방庫房을 똥파리 들락거리듯 오래간 만에 문턱이 닳고

온 동네는 그 때는 몸살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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