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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505회 작성일 23-08-19 06:01

본문

밤비


 정민기



 잔뜩 토라진 듯 슬그머니 돌아앉는다

 비를 업고 태평양을 건너왔을 먹구름
 어르고 달래다 이내 포기하고 냅다, 부려놓는
 아무리 사랑해도 행복하지 않던 시절
 저 멀리서 후회 없이 깃발을 나부끼고 있다
 저며진 이별 몇 점 초장에 찍어 먹는다
 사랑이 이래서 엄청 비릿한가 보다
 한 무리의 먹구름이 달려드는 짙은 밤
 야속하게도 잠시 변명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
 부풀어진 생각이 파도처럼 철썩거리고
 마음은 이미 흠뻑 젖은 지 오래,
 보자기로 감싸듯 달래주는 것도 이젠 질렸다
 빗속에 각오를 풀어놓으니 뛰어다닌다
 어제 고인 눈물을 오늘 꺼내 놓는 듯!
 비 오는 밤바다는 주름 한번 펼 시간이 없다
 저수지 수초를 헤집는 바람 소리
 비가 그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또다시 별이 뜨고 달도 환히 피어나겠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길의 길》 등, 동시집 《바람의 도서관》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집 속의 좋은 시_
《거금도 카페 신촌 브루》(2022.08.29.)


네티즌의 선택!

 여름 바다


 정민기



 벌써 몇 병째 파도를 철썩철썩 들이마시는
 해변을 따라 산책하듯 거닐고 있다
 추위 지나고 봄맞이하는 사람은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여름을 맞이하는 사람은
 눈 씻고 찾아봐도 아마 찾기 힘들 것이다
 푸른 돗자리 위에 햇살을 골고루 널어놓는 해
 문득 입 다문 수평선을 배 한 척이 지나간다
 수산물을 가득 넣고 있는 주머니에 거미 어부가
 얼기설기 거미줄을 천천히 넣어 놓는다
 금세 놀란 햇살이 파닥파닥 뛰어오르고 있다
 끼룩거리며 노래 부르는 척, 갈매기 한 마리
 눈독을 들이는 저 눈빛 넓은 바다처럼 광활하다
 해변을 떠나기 전, 마음 한 번이라도 철썩거린다
 바지에 실례한 듯 어기적어기적 더딘 여름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 실랑이하는 장마전선에
 지루한 표정으로 나무 아래 개 한 마리 뒹굴고
 푸른 고래 배 속에는 출렁거리는 물고기가 많다
 나뭇잎 한 마리 용케도 햇볕을 피해 달리는데
 하필이면 해변을 왔다 갔다 철썩! 붙잡히고 만다
 해가 햇살 혀를 수만 수천 번 날름거리고 있다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마다 쾌청한 날이면
사막으로 변하거늘
이어지는 폭우는 아니어도
가끔 내리는 밤비는 반갑습니다
고운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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