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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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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의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0회 작성일 26-02-0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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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에서
박의용

남한산성은
이끼를 머물고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그 처절했던 역사의 시간들은
오늘날 울림으로 환생하지 못하고
잊혀진 발걸음만 외롭다
.
공격하는 자와 막아야 하는 자
그 경계에는 갖가지 명분이 공존하지만
성 안의 사람도 성 밖의 사람도
서로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그 아픔을 간직한 낡은 성벽은
오늘도 말 없이 그저 서 있다
낡은 성벽도 사라진 인걸도
아무 말을 않는다
간접적으로 전해진 그날의 참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빛바랜 채 낡아만 가고
그 돌틈 사이로 이끼만이 무성하구나
.
이끼 외에 누가 말하랴
그 날들의 실상을
절박함은 시간이 지나면 연기처럼 옅어지고
아무렇지도 않게 역사가 되었다
.
남한산성에서
잠시 역사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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