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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어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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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休安이석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8회 작성일 23-06-17 21:26

본문

너, 이어도여

                                         休安이석구

 

대륙을 휘어잡아

반도 뻗어 내린 길목에

너는 굳건한 섬돌로 서 있구나

 

한라에 턱을 괴고

사백 리 팔 뻗으면 닿는 곳

 

이백이십사만 년 전

태고의 적막이 불로 환생하여 하늘로 오르려다 내린 너는

태평양 그 험한 파랑을 맞고 또 맞으며

잠깐 섬이 되었다가 전설로 숨어버렸지

 

돌돔과 붉바리와

그리고 조피볼락의 잔잔한 재롱에 젖다가도

먼바다 질러서 달겨드는 태풍을 험하게 꾸짖으며

메두사의 눈보다도 더 무섭게

어부들의 영혼을 지배하던 너

 

이제는

반도의 큰 꿈 머리에 이어 들고

머언 먼 저 태평양을

너, 이어도여

매섭게도 경계하고 있구나

 

 

계간 『문예 감성』 30호 (2022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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