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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담쟁이 / 박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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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지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32회 작성일 23-05-25 08:19

본문

마른 담쟁이

          박의용


세월은

나를 변하게 하네요

세월 따라 변하는 건 나만이 아니지만

내 모습이 변하는 걸 보니

안 보였던 세월이 보이네요

그 왕성하게 뻗어내던 팔에 힘이 빠지고

피부는 주름이 잡히고 말라만 가네요


그래도 살아야지 하며

힘없는 마른 팔로

시멘트 벽을 부여잡고

안간 힘을 써 보지만

힘이 부쳐요

이젠 내려놓을 때가 됐나 봐요



지난 세월 회상하며

좋은 기억들만 남기고

이젠 떠나야 할까 봐요

눈물도 사치이고

하늘 향해 말없이 미소 지으며

미련도 원망도 모두 떨쳐 버리고

지난 생을 열심히 살았노라 말하며

마른 팔 흔들면서

그렇게 그렇게 떠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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