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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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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6회 작성일 23-05-2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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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에 대한 기억
            -  다서 신형식

그날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지금도 덜 자란 기억들
갈대밭을 수직으로 헤엄쳐

모를 것은 모르던  그 시대에는
성과급도 최저임금도 없이
무보수로 비가 내렸고
그런 날이면 여지없이
물 밖으로 빼꼼이 머리만 내고
스멀스멀 몸을 늘려서
기회를 잡아보려던 녀석들
 
똥구멍으로 기어 들어가면 죽는 거라고
꽁무니를 빼고 돌아온 갈대밭에는
아직도 참거머리 한 마리,
모두 다 이주해 가고 남은
낡은 추억의 시간에 빨판을 붙이고
그날 이후로  쭈욱
얼마나 엉덩이를 오그리고 살았던지
오늘도 내 몸속에서 꿈틀대는 혈관은
수천 마리의 거머리처럼
팽창과 응고의 철학을 복기(復棋)하고 있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애매해진
이 나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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