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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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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6회 작성일 26-01-31 14:22

본문

소중한 열쇠

- 박종영-


셋방살이 10년을 살다 보면

사람 눈치 보는 요령이 익숙해지고 

방 한 칸의 소중함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월세방을 얻으러 갔을 때,

집주인이 월세계약서를 앞에 놓고  
식구가 몇 명이고, 애들이 몇이냐고 다그쳐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죄인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주인여자의 눈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던
옹색한 그때를 
생각하면 저절로 눈물이 돈다.

사방 여섯 자 반듯한 방 한 칸은

아득히 먼 신기루처럼 잡히지 않고 떠 있는데,
메밀눈 같은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자식들은
정겨운 말소리, 기쁨의 웃음을 참느라
얼마나 목이 메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촉촉해진다. 
집주인의 간섭을 대꾸하다가 미움을 받으면

방을 삐라고 할까 봐 전전긍긍했던 시간을 이겨내고
피나는 절약으로 내 집을 마련한 억만장자 같은 지금, 
궁핍함이 사라져 오지게 자유로울 수가 없다.
첫 봄마다 이삿짐을 안 싸도 되는 내 집을 가졌으니
솟을대문에 이름 석 자 반듯한 문패를 달고
달동네 월세방을 평정하는 슬기로운 오늘
저절로 올라가는 어깨춤, 이런 게 삶이고  빛나는 인생인 것을,
대청마루 곱게 닦은 바닥에 얼굴 하나 밝게 웃고 있다

창문을 열어 살찐 바람맞아 드리니 행복한 시간이 배부르다.

지난날 주택복권 판매점 앞에서 콩나물 살 오천 원을

만지작 거리던 부끄러운 마음이 오늘은 생명의 추억이다

어두운 세월 단칸방 주인의 오만한 눈빛을 닮지 못하게  
억지로 잠을 재우면 칭얼대던 아이들의 눈물은
삶의 덕목으로 경건한 교훈이 되었고, 
그 세월 잊지 않기 위해 질긴 끈에 매단 은빛 열쇠는
오래 간직해야 할 소중한 행운의 이름으로

오늘은 더 유난히 반짝 거린다.  

댓글목록

박종영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하영순 시인님
안녕하시지요? 안부 전합니다.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이곳 목포는 대설 주의보가 내려지고
눈이 많이 왔습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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