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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없는 책같이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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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41회 작성일 23-04-1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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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없는 책같이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정민기



 목차 없는 책같이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들썩이며 거처를 옮긴다
 샛노란 병아리의 부리로 삐악거리는
 지저분하게도 낡은 활자들
 다시, 돌아오지 않는 기억을 모조리
 베어버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버텨왔다
 오천 몽돌 해변에 앉아 바다가 부는
 휘파람 소리를 들으면서 잠깐 졸고 있다
 하늘에는 떠나는 구름 한 장과 배웅하는
 구름 한 장으로 부산스럽게 철썩거린다
 별 씨앗을 뿌리는 우주의 그림자놀이
 찻잔이 식어가는 카페의 봄날 오후,
 기억을 풀빵처럼 한입 베어 무는 머리
 허무한 녹차 향기마저 진하게 우러난다
 꽃잠은 어느 절간에서 호통치듯 들려오는
 목탁 소리에 합장하며 귀갓길에 오른다
 나사가 풀린 해가 서산 너머로 기울고
 귀촌 일기를 쓰는 귀농인이 창가에 있다
 커튼처럼 자욱하게 쳐진 안개가 걷히고
 병원 창가에 화분처럼 얌전하게 앉아
 간호 일기를 꾹꾹 눌러쓰던 간병인
 민들레를 써서 창문 밖으로 내려놓았다
 빗방울을 놓친 먹구름이 찡그리던
 하루가 포박되어 질질 끌려 나가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외로운 풍경을 서서히 지우는 저녁》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새 노랗게 피었던 개나리는
연둣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진달래 대신 피어나는 철쭉이 피듯
포란 중인 청계는 얼마 후 삐약거리며 부화되겠지요
고운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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