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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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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0회 작성일 23-03-28 03:53

본문

 입술


 정민기



 그녀의 입술 단 한 번도 마시지 못했다
 건네주지 않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양반집처럼 으리으리한 담 너머로
 선홍빛 수줍은 얼굴 떼 지어 내밀면서
 입술을 실룩거리는 능소화를 보고
 깜짝 놀라 십 리 밖으로 달아난 적 있다
 그때 꺼내 놓은 마음을 잃어버리고 말았지
 한동안 마음도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눈물에 씻은 듯 나비처럼 몸이 가뿐해졌다
 꽃이 피어 그리운 꽃비로 다녀가는 
 발걸음 뒤로 땅거미가 커튼으로 드리워진다
 밤 가로등 불빛에 지난 추억 환하게 켜 들고
 꽃향기 스멀스멀 콧구멍으로 기어들어 간다
 빛을 소비한 낮달이 그녀의 아랫입술 같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외로운 풍경을 서서히 지우는 저녁》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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