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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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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효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5회 작성일 23-02-17 04:56

본문

마른 안개/강효수

그 지난한 시간처럼 침침하고 건조한 안개
초침 분침 시침은 녹슬었어도
그토록 짧지만
긴 시간이 흘렀구나
혈관이 석화되면서 안개가 끼고
그 안갯속에서 활자는 우울한 방황을 한다
안개처럼 살다
안개처럼 사라지고야 만다

안녕하신지
사랑은 하고 계시는지
지나친 열정이 걱정될 뿐
삶이 시라 애써 시를 쓸 필요는 없다고
안부는 안갯속에서 방황하고
커다란 시어는 게으른 유령처럼
안갯속을 유영하다
안개처럼 사라진다

안개가 짙어지기 전에
녹슨 시간이 별똥별처럼 사라지기 전에
안개꽃을 좋아하던
안개꽃을 닮은
아직도 푸르고 선명한 사람에게
마른 안개를 헤치며
밤새 육필 편지를 써야겠다
비록 안갯속으로 사라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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