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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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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43회 작성일 23-02-10 02:56

본문

찬비


 정민기



 처마 밑에 빗물 새 날아든다
 색종이처럼 날개 접어 양옆에 가지런히 붙여
 먹구름 악보 한 장 펼쳐진 하늘 올려다본다
 두둑한 배짱 한번 가지고 있지 않아도
 맞짱 뜨자는 말에는 기가 살아 있다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먹구름을 뜯어 먹고
 지독한 외로움의 허물 꿈틀거리며 벗겨낸다
 엎어지면 봄이 코앞인데, 엎어지면
 코가 깨진다고 가벼운 말장난이라도
 서슴지 않고 전깃줄 참새처럼 늘어놓는다
 부질없이 찬비 돌아 나오는 골목길
 미세먼지는 골방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
 버려진 낙엽처럼 한동안 으스러지는 마음
 냄비가 되어 한창 들썩거리고 있다
 소리로 꽉 찬 범종이 속을 비우는 시간
 시끄럽게 징징거리며
 찬비 방금 걸었던 길을 자꾸만 돌고 있다
 달이 피어나는 밤까지 이어지는 새 울음
 수없는 날갯짓으로 단추처럼 떨어진 깃털
 저 앞에 봄이 야옹거리며 뒹굴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소금 창고에서 날아오른 소금 새 한 마리》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노장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을 재촉하는  겨울 찬비가  따뜻한 더운비로 보이길
원합니다  마음이 차면  차게보이고  마음이 따뜻하면
따뜻하겠지요.ㅎㅎㅎ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저는 마음이 따뜻합니다.
이 시에서 이야기하는 화자는 제가 아닌 것이죠!
시인은 남자라도
시 속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여자일 수도 있고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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