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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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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992회 작성일 23-02-02 20:25

본문

등산 / 정건우

아파트 단지를 또 넓히겠다고
나무를 죄다 베어 젖힌 야산을 내려다보니
움실대는 깻망아지 같은 저 물건이 참으로 한심하다

저게 산이었어?
그럼 운동장인 줄 알았나?
나무 없으면 흙무더기지 산은 무슨 얼어 죽을
나는 무릎을 쳤다


화사했던 오솔길도 나무가 만들었던 것

바람은 나무의 결을 따라 시시각각 마음을 바꿔 불어왔고
나무와 바람, 그 촘촘한 사이사이에서
온갖 살아있는 것들이 저들 방식으로 긴밀하게 내통했고
그러는 동안 산은 덩달아 푼푼했던 것

아이더, 블랙야크로 무장한 몇몇이 파헤친 능선을 오른다

저거 등산하는 거야?
애매하긴 하네요
저런 걸 보고 유격이라 한다고, 유격훈련
맞네 맞아, 아내가 손뼉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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