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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땀에 젖은 달을 말리느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64회 작성일 23-01-08 08:36

본문

밤새도록 땀에 젖은 달을 말리느라


 정민기



 밤새도록 땀에 젖은 달을 말리느라
 새벽녘이 다 되어서야 싱크홀 같은 잠에
 풍덩, 빠져들었다
 달을 말리던 헤어드라이어는 두더지처럼
 땅속으로 기어들어 가고
 여백은 점점 눈이 내려 우윳빛으로 번지고 있다
 별을 적어 놓은 우주의 시인은 젖은 달의 뒤편에서
 달 탐사를 떠났던 지구인에게 벌거숭이로 발견되었다
 나는 내 머리에 머리카락을 꽃꽂이하고
 그녀에게 선물하기 위해
 현재진행형으로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다
 헛것을 보고 앙상한 손을 흔드는 겨울나무
 번개가 하늘에 손금을 그려놓은 밤을 기억한다
 내 기억은 순간 빛과 충돌하고
 서른네 가지의 장면이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나는 정말 재활용이 전혀 안 되는 일회용품인가
 잔뜩 주눅이 든 내 목소리를 그녀의 귀에 삽입하고
 어느 시골의 카페 창가에 앉아 한숨을 마시고 있다
 이런 볼품없는 내 모습을
 벽에 바짝 달라붙은 거울이 데칼코마니로 보여주었다
 촉촉한 한숨에 어울리는 마른 쿠키라도 한 접시 내오는
 카페 사장님은 몇 번이나 봐도 사람이었는데
 목소리만 들으면 꾀꼬리인 줄 착각하겠다
 밤만 되면 보란 듯이 땀에 흠뻑 젖는 달
 내 눈앞에서 소멸한 그녀를 찾아 마음과 마음은
 부릉부릉 시동을 걸어
 그녀 없는 바람 속에서 온종일 달려가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고흥》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노장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심이 이렇게 재미있는  달속으로 빠져들다니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깊은  사고를 요하기도하구요.
ㅎㅎㅎ ㅋㅋㅋ

정민기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시를 지으면서 땀에 옷이 다 젖었습니다.
겨울이라서 그만 감기에 덜컥!

ㅎㅎㅎ ㅋㅋㅋ
농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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