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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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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75회 작성일 23-01-08 13:44

본문

상견례 / 정건우

남편이 없어 부끄럽다는 일흔아홉 된 안사돈과

서먹할 것도 없이 마주 앉아

밥을 같이 먹고 있는 나는

아버지를 병석에 고이고 온 죄 많은 지천명

두 살 아래 동생은

마침맞게 찾아온 어금니 치통으로 우물대고

달포 전에 가슴을 도린 제수 이마엔

좁쌀만 한 열꽃이 한쪽에서 바글바글하다

말씀 편히 하시지요

어데요, 그라는 법이 어느 세상에 있겠능교

아내는 구석에서 제수 다섯 언니들 손 만지기 바쁘고

도우미는 어여어여 잡수시라 부산도 하고

대욕 보셨니더

살림 난지 삼 년 카던데 내사 저 아래 알았니더

곯은 년 이리 끌안아 주시니, 내사

지금 죽어도 여한 없니더

한강수 타령이 그렁그렁 넘치는 점심때고

하늘은 차고 구름도 없어

먼 길 나서기에 다시 그만인 기가 막힌 날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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