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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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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67회 작성일 22-11-26 04:43

본문

 주름


 정민기



 담장 아래 긴 의자에 앉아 있는 할머니들
 텅 빈 진열장에 가을 햇볕이 채워진다
 뻥 뚫린 입 안에는 사탕 하나씩 들어앉아 있다
 구름과 이별한 하늘은 늘 푸르기만 한데
 한 끼 때우기도 힘든 독거노인들은
 보행기를 밀며 무료 급식소로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칭얼거리는 정오를 달래주고 있다
 동네 골목길을 산책하는 것이 하루의 일상
 까치의 노랫소리에 박자를 맞춰주기도 한다
 진열장은 어느새 원래대로 텅 비워지고
 친애하지 않은 기다림은 또다시 느티나무로
 한동안 그 자리를 애태우며 서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발걸음의 여운을 남기고
 잎새 하나 바람의 힘으로 훨훨 날아간다
 단풍이 번진 나뭇잎이 떨어져 낙엽으로 바스락
 온종일 거리를 헤매느라 낡고 허름해진 옷
 긴 의자와 긴 의자가 하나의 퍼즐로 맞춰지고
 귤껍질을 벗기듯 해가 빛을 벗기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추수 끝난 들판을 위한 노래》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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