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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무도, 것도 믿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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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6회 작성일 26-01-19 09:27

본문

이젠 아무도, 것도 믿지 않고

 

   노장로 최홍종

 

바람이 웅크리고 앉아 뱃가죽이 허기져서

어렵사리 구한 지난 아름다웠던 시절을

백열등을 켜놓고 희망의 불을 밝힌다

가볍고 속된 것이 근엄하게 무게 잡고 서보려니

바닥까지 내려간 몸속으로 머릿속으로

눈사람 속에서 불쑥 나온다

그 보다 더 가벼운 것은

부스럼을 긁어 두마디세마디 붙여서

강줄기를 타고 내려가며 속닥거리는 것이지

솜털이 가장 가벼울까

두툼한 겨울 패딩 점프 속에 누워 있는

깃털이라고 우겨도 보지만

하릴없는 시골 장꾼들이 그림자를 수놓고

아니야, 대법관이 가장 가볍고 힘이 부치니

머리하얀 노인들이 풀이 죽어

쓸모없이 노닥거리고 있다고 하던데 뭘

올해 구라파 도심 여러 곳에서

돈이 날아다니는 잘사는 나라에선

유행하고 다니는 말은 분노의 미끼( rage bait )

흉내 내고 따라하다간 도덕성은 없다라고 하던데 뭘

한번 분노의 미끼에 물리면

꼼짝도 못하고 매달려 달려 나오니

순하게 정직하게 믿는 말들은 없다.

 

2026 1 / 19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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