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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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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1회 작성일 22-10-21 07:50

본문

프라하를 위하여


 정민기



 그녀의 아버지 53세에 늦둥이로 태어난 프라하를 위하여
 나는 생각하는 동상처럼 쪼그리고 앉아
 자연스럽게 스스로 생각하는 익숙한 삶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되어 그녀를 좋아하기로 한다
 그녀가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다는
 그런 시집을 내야 하기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발자국을 굶주린 호랑이처럼 살가죽이 뼈에
 달라붙은 허전한 몸으로 따라간다,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프라하는 어느 공원 벤치에 앉아
 나와 공동으로 내기로 한 시집을 기억한다
 프라하는 나와 같이 찍은 프로필은 건너뛰고
 목차를 훑어보며 시의 수를 반복해서
 헤아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 문어가 먹물을 뿌리는
 밤이 찾아오고 나는 그녀 대신
 먹물을 뒤집어쓰고 밤하늘 달처럼 미소 짓고 있다

 프라하를 위하여 밤하늘이 별을 꾹꾹 눌러쓰듯
 나는 지금 편지 아닌 시를 한 편 짓는다
 바라다보이는 들녘에는 코스모스가 서툰 춤사위로 한들거리고
 단풍나무는 잎을 물들여 고속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먹물에 몸을 담근 새 한 마리가 푸드덕푸드덕
 하늘 저 멀리 날아간 곳을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날갯짓으로 떨어진
 작은 깃털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아픔을 지그시 느끼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추수 끝난 들판을 위한 노래》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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