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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意味深長)한 가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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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95회 작성일 22-10-09 07:31

본문

의미심장(意味深長)한 가을이여


 정민기



 의미심장한 가을이여, 나도 사실 뿌연 안개 속을
 꼬리 없는 애벌레처럼 기어 다니고 있다
 중년을 갓 넘긴 여자가 한 시간 전부터
 길이 헷갈린 듯 같은 골목을 여러 차례 오간다
 하늘도 구름 뭉게뭉게 뜬 골목이 헷갈릴 것 같다
 깜빡 잊고 부치지 않은 편지를 신발 바닥에
 접어 넣고 사계절 내내 단풍이 든 우체통 만나러
 작은 항구에서 가까운 우체국 가는 길
 파도에 지워진 마음의 길을 아스콘으로 포장한다
 이제 나뭇잎은 다 져서 구석진 곳으로 몸을 옮긴다
 동녘 하늘에서 서녘 하늘로 인양되는 구름 두 척
 햇살로 단단히 고정한 바지선에 얌전히 실려 있다
 달라붙어 졸고 있는 먼지를 털고 지구에 올라서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의 무게를 잰다
 진흙 길 한가운데는 바퀴가 굴러간 자리 말라가고
 가장자리에는 발자국이 모자이크처럼 찍혀 있다
 벗어놓은 양말이 혼자 돌아다니는 꿈을 꾸고
 아침 해를 마주하고 앉아 모닝커피 한 잔
 짧고도 짧은 가을밤은 여전히 아름답기만 하고
 찬 기운 스멀스멀 두리번거리는 긴긴 겨울밤
 바람의 음향 효과만으로 소란스러우면서도
 뒤뜰에 앉아 정신 수양하는 낙엽처럼 바스락거린다
 연리목처럼 너와 나는 한데 붙어 우두커니 서 있다
 등 푸른 생선 하늘의 구름 비늘을 벗기는 바람을 본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거금도 카페 신촌 브루》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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