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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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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3회 작성일 22-10-14 15:49

본문

 외할머니 생각


 정민기



 어릴 적 외할머니 집에는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지
 외할머니는 늙어 내가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곤 했지
 그때마다 외할머니는 난쟁이가 되어
 감나무에 올라가 감이 되고 만 나를
 슬프게도 올려다보셨지
 나는 그때부터 슬픔이란 것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았지
 외할머니는 감을 사람처럼 무척이나 아끼셨지
 그만큼 나도 아껴 주셨던 것 같아
 어느새 나는 훌쩍 자라
 감나무는 볼품없는 골동품처럼 작아지고
 외할머니는 절구통에 빻은 마늘처럼
 애처롭게도
 곱고도 고운 한 줌의 가루가 되었지, 겨울마다
 그 가루 같은 눈이 날리면 눈시울이 차가워져
 나도 모르게 눈가에 별똥별이 그어지지
 감나무는 그대로 서 있는데
 외할머니는 그림자마저 지워버리고 떠나셨지
 난 아마도 외할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란 것은 아닌지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철없이 귓속말하곤 하지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추수 끝난 들판을 위한 노래》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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