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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후(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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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4회 작성일 22-09-06 07:56

본문

 태풍 후(後)


 정민기



 밤사이 어둠을 빽빽이 심어놓고
 11호 태풍 힌남노가 풍악을 울리고 갔다
 꽹과리 소리며 징 소리며 장구 소리며
 온갖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낙엽은 마지못해 부채춤을 추고 있었다
 폐활량이 강한 태풍은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처음 보는 것들마다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마음 가에 다다른 강한 바람에
 뿌리째 뽑힌 너라는 사람을 다시 사랑하기엔
 너무도 멀기만 한데
 하천에 접근하다 급류에 휩쓸릴 수도 있어
 일시에 전면 통제된 마음은 휴업 중이다
 먹구름이 끼어 머나먼 기억은 흐릿하고
 빗줄기가 흐르고 간 두 볼에 남겨진 눈물 자국
 선착장 방파제처럼 결국 사랑은 유실되고
 쏟아진 비로 침수된 마음은 밖에 내다 놓는다
 타인을 가만히 응시하기도 아직은 생각이 없다
 휩쓸고 지나간 포구에는 폐선이 된 유리병 한 척
 편지는 배 뒤편 지하에서 처참하게 발견되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거금도 카페 신촌 브루》 등, 동시집 《꽃잎 발자국》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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