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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힌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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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休安이석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1회 작성일 22-09-05 07:22

본문

아, 힌남노

 

休安이석구

 

 

힌남노

역대 가장 강한 태풍이 온다고 한다

누가 먹다 버렸는지

시리도록 푸른 바다에 잠겨 희디흰 솜사탕 떠도는

잔잔하기만 한 계룡인데

제주에는 이미 비가 시작되고 바람이 몰아친다 하니

역시, 세상 넓긴 넓은가 보다

살짝 위로 솟는듯하다가 아래로 휘어 내린 귀

어느 전장에서 잃었는지

외 귀 투박하게 빛나는 군청색 물잔은

어둡게 채색한 주변을 고요하게 품고

살랑살랑 시원하게 바람 좀 불까 하여

세 군데나 활짝 열어 재낀 베란다 창이건만

그들조차 물잔에 들어앉아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

칠십이 년 전 새벽이 이랬다던가

조용하기만 했던 그 날의 아침이었건만

갑작스레 몰아친 돌풍이 서울을 쓸고

대전을 쓸고 끝내는 광주를 휘감아

낙동강 해자에 가두었던 잔인한 삶

지금, 저 하늘의 푸르른 고요가

어쩌면 결코 고요가 아닌 고요

아, 힌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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