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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림체로 새벽 편지를 쓰는 봄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520회 작성일 22-03-26 04:42

본문

 흘림체로 새벽 편지를 쓰는 봄비


 정민기



 창밖 흘려 쓰는 펜글씨로 편지를 쓴다
 머뭇거리다 이제 막 걸어 나온 봄
 구구절절 사연은 뜨거운 물을 함부로 마신 듯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심장으로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제 사랑의 소유권을 한 심장에 넘기려 한다
 봄비는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흘림체로 질질 흘리며 써 내려가고 있다
 볼펜 심에 선비의 정신을 담으니 파르르 떨리는
 입술 한 잔 마신 듯 기적의 환상이 떠오른다
 앙다문 입술로 힘이 무척 셀 것 같지만
 여전히 김일 선수의 박치기보다는 약하다
 구름장은 오래되었어도 잉크는 마르지 않았다
 새벽 가로등 불빛처럼 글썽거리는 눈빛
 달아난 잠이 비 사이로 막 뛰어가는 순간이다
 빗방울 하나가 머리에 낙인을 찍고야 만다
 궤도를 돌던 낙엽이 서서히 발효되어간다
 벽에 그려진 흘림체가 바람에 의해 발견되었다
 눈물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번져가는 잉크
 마음은 쉬는 날도 없이 사랑을 지저귀고
 그 틈에도 흘림체로 깃털이 날리는데
 궤도를 이탈해 탈진한 바람이 방황하다가
 블랙홀 같은 잉크에 흠뻑 젖어들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석양이 아름다운 형제섬 농원 펜션》 등, 동시집 《똥 빌려주세요》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음 달 초에 새로운 동시집 《꽃잎 발자국》
문근영 시인님(제1회 목일신 아동문학상 수상자)께
뒤표지에 넣을 [추천사]를 부탁드렸는데,
원고를 읽어보시고 나서 보내주셨습니다.

수록작 중에 좋은 동시를 하나 선정해 주셔서
표제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수록작]

꽃잎 발자국
캥거루
요요
거북이
착한 피에로
밭 갈아엎던 소의 휴식 시간
우산
유모차
골프
밭두렁
가로등
눈 1
외계인 머리인 줄 알았다
코뿔소
거미줄

산 그림자
강아지 집
붕어빵
겨울나무
눈 2
눈사람
소꿉놀이
입장 바꾸기
북어
칫솔
우각호
냄비 귀
눈 3
겨울 씨앗
나뭇가지 연필
방귀
무릎 딱지
돌탑
거꾸로 가는 세상
엄마의 로봇 선물
편의점에서 컵 짜장 먹기
풀 뜯어 먹는 염소
우리 동네 명물
김밥 한 줄
모래사장
고양이 쥐 생각

나비 1
우주에 사는 아이

스팸
나비 2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면

새싹
불꽃
목련꽃
시주
벽시계
칠게
콩콩
축구공
잔머리
자작나무
    :
    :
    :

恩波오애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恩波오애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젊은 우리 시인님,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건강 속 향필하시길
이역만리서 두 손아서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울러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어 하는 일
순항하기길 기원합니다

싱그러운 바닷바람
밀물과 썰물 사이 사이
항간에 시어 잡아 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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