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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저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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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2회 작성일 22-03-10 03:21

본문

달이 저며지고 있다


 정민기



 포를 뜨듯 달이 얇은 종잇장처럼 저며지고 있다
 저며진 맛은 슬퍼서라도 우울한 맛
 한달음에 달을 바꿀 수도 없고 달이 두 개가
 되지도 못하는데
 달이 두 쪽으로 갈라지듯 번개가 번쩍이며 쩍!
 갈라지고 말았다 서늘한 눈동자는 라이트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겼어도 눈부시다
 이것이 운명이라면 그저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요깃거리가 안 된다
 창밖으로 나뭇가지가 셀 수 없이 흔들리는데
 아침 인사도 없이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다
 옆에 서서 중얼거리다 멀어지는 바람
 파도는 급제동 없이 춤추듯 바다를 달려온다
 달의 부스러기 별들이 바닥에 떨어져 반짝거린다
 달이 졸려서 하품하는 사이, 눈을 감고
 꾸벅꾸벅 조는 사이
 하늘이 두 쪽 나며 바가지가 깨지고 말았다
 바닷가에 서 있다가 귀화하는 너의 마음 뒤로
 긴 꼬리처럼 따라오며 입김 날리는 바람
 달을 건져서 안을 들여다보면 별이 떼로 들어 있을까
 살이 오를 대로 잔뜩 오른 달이 오늘따라 밝아
 포를 뜨듯 얇게 저미고 있다
 웃음기 어디론가 달아날 것 같은 얼굴로,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석양이 아름다운 형제섬 농원 펜션》 등, 동시집 《똥 빌려주세요》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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